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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 제 6대 경제(景帝)와 제 7대 무제(武帝)에 걸쳐 황실의 인척들인 위기후(魏其侯) 두영(竇嬰)과 무안후(武安侯) 전분(田蚡)은 줄곧 세력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재상이 된 전분이 새 장가를 들게 되어 축하연이 벌어졌다. 전분이 술잔을 권하며 돌아다니자 그의 측근들은 모두 일어나 공손히 잔을 받았다. 두영도 뒤이어 술잔을 드로 다니며 권했다. 그러나 아무도 일어나지 않고 앉아서 받는 것이었다. 그것을 보다 못해 두영의 측근인 장군 관부가 상을 뒤엎고 행패를 부려 축하연은 엉망이 되었다.
이 소동으로 두영측과 전분측은 극도로 반목하는 사이가 되었다. 마침내 조정에까지 알려져 이 일은 황제 앞에서 조신(朝臣)들의 공론에 부쳐졌다.
“양쪽 모두 일리가 있으므로 판단하기 힘듭니다. 폐하의 판단을 기다릴 뿐입니다.”
어사대부 한안국은 이렇게 어물쩍 넘어갔다. 다른 대신들도 돌아가는 형세를 살피면서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고, 대신들의 한심한 태도에 격분한 황제가 자리를 박차고 나감으로써 조의(朝議 : 조정에서 의견을 교환하면서 의논함)는 끝나 버렸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전분은 어사대부에게 분통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대는 어째서 ‘구멍에 대가리만 내민 쥐처럼 이리저리 기웃거리기만 하고[首鼠兩端]’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소? 시비곡직이 뻔한 일인데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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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가 구멍에서 머리만 내밀고 나갈까 말까 망설인다는 말. 머뭇거리며 진퇴와 거취를 결정짓지 못하고 관망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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